【나의 최애 김치, 장모님 손맛 전라도 김치】 

 지금으로부터 50년 전쯤. 제주도에서 장모님을 처음 만났습니다. 

 복학한 친구와 셋이서 대학 졸업여행을 배낭을 메고 제주도로 무작정 떠났습니다.

 6.25 전쟁 유자녀 3명이 어머님들을 모시고 제주도에 여행 온 일행이 지금의 아내입니다. 

 아내의 친구 중 한 명이 초등학교 3학년 담임선생님이었습니다.

 여행지에서 고향 사람을 만났고 그 상대가 조카의 담임이다 보니 우리 일행은 금세 친한 친구가 되었습니다.

 특히 장모님께서 나에게 많은 관심을 보여주었고 

 그 때 인연이 되어 5년여의 장거리 연애 끝에 결혼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결혼 후 장모님은 전쟁 미망인의 몸으로 쌀이며 고춧가루, 김장까지 매번 담가 보내주었습니다. 

 김장하면 배추가 제일 중요합니다. 김장용 90일 배추로 담가야 겨우내 두고 먹어도 맛이 변하지 않습니다. 

 시원하고, 깊은 양념 맛의 전라도 김치는 장모님의 손끝 맛입니다.

 각 지역마다 김치도 가지 각색입니다.

 전라도 지역의 김치는 젓갈과 양념으로 맛을 냅니다.

 기온이 높아 김치가 빨리 상할 수 있어 소금을 듬뿍 넣고 진한 젓갈과 양념으로 버무려 맛을 냅니다. 

 포기김치 외에도 갓김치, 고들빼기 김치가 있습니다.

 평안도 지역은 기온이 낮아 김치가 쉽게 상하지 않으므로 간은 싱겁고 양념을 담백하게 하는 동치미가 대표적입니다.

 경기도 지역은 적당한 기온에 물과 신선한 채소, 곡식을 얻을 수 있어 배추김치, 깍두기, 총각김치가 대표적입니다.

 추운 겨울 김장철이 다가오니 이미 고인이 되신 장모님의 전라도 김장 김치가 더욱이 그립습니다.

- 김용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