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의 소리를 찾아서 】

가을이다! 소리칠 수 있는 것은 가을이 무척 그리웠기 때문이다.

살랑살랑 산들바람 창문으로 들어오는 가을 부드러운 바람결에 몸과 마음이 미소 짓는다. 오곡백과 무르익는 따사로운 햇볕 지나온 계절을 마무리하는 성숙한 계절이다. 시간상으로는 긴 시간이 아니지만 많은 것들이 결실을 보는 계절이 큰 비중으로 다가오는 듯하다. 초록 열매들이 무럭무럭 자라나고 무성했던 초록 잎도 예쁘게 물들어 산야를 아름답게 하는 가을이다.

낙엽이 물들어가는 단풍을 보면 가장 먼저 가을을 느끼지만, 다른 계절과는 다른 가을만의 소리를 들으면 가을이 온 것을 체감할 수 있다.

떨어진 나뭇잎 밟는 소리

귀뚜라미 울음소리

콩 타작하는 도리깨 소리

오미자 빨갛게 익어가는 소리

청아한 산새 소리

갈대밭 속 소녀들 신선한 웃음소리

할머니 메주를 쑨 후 메주꽃이 잘 펴야 장맛이 좋다 하시며 정성 들여 바람과 햇볕이 자주 놀러 오라고 주문을 외우는 소리

조용한 밤 기적소리

가을의 소리는 잔잔한 음악처럼 알토와 소프라노가 어울려 가을을 더 짙게 만드는 것 같다.

아름다운 소리는 시가 되고 노래가 된다.

시간이 된다면 집에만 있지 말고 산으로도 들로도 움직이는 자연의 섭리에 취하면서 건강한 미래를 꿈꾸어 보는 것은 어떨까. 우리는 좋은 생각과 좋은 미래를 가슴 가득 품어 가을을 더 멋지게, 더 건강하게, 더 아름답게 가꾸어 보자.

가을의 바람을 스쳐 맞으며 내 마음도 덩달아 붉어진다.

- 양희숙 기자